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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혀 차갑지 않았던 콘크리트 정글
    A - ha! 2018. 11. 16. 00:34

      약 1년전 2017년 겨울, 나는 아빠와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땡큐 맘)

      2년간의 군생활이 끝나는 시점이기도 했으며, 장거리 비행은 처음이었기에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참 많았다. 하지만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정해져 있던 것 같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접한 '뉴욕 시티 콥 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뉴욕의 수많은 건물들 중 하나일 뿐인 그 건축물은, 멋지다고 하기엔 그저 네모난 통유리 빌딩에 불과했다. 사진도 이미 보았기에 신비로움이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통유리 네모 빌딩에 내 발길이 향한 이유는, 그 이상한 네모 빌딩이 콘크리트 정글에서 공생을 보여주었으며,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킨 건물이기 때문이다.




    (왼쪽의 삼각형 비슷한 건물이 교회이다. 오른쪽이 뉴욕 시티콥 센터)



      미국에는 공중권이라는 법규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지의 용적률로 보아 30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판단됨에도 2층 정도의 건물만 짓고 싶다면, 나머지 28층의 권리를 사고 팔 수 있는 것이다. 뉴욕 시티콥 센터가 위와 같은 기둥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도 교회의 공중권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교회는 더 높고 큰 건물이라는 목표에 걸림돌이었다. 교회가 자리를 지키고 싶어하긴 했으나, 한국식으로 바라보면 교회를 밀어버리는 일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주와 건축가는 그들과 공생하면서도 목표를 이뤄내는 방법을 찾았다. 그러한 과정들을 생각하며 결과물을 보니, 나는 건축가의 결정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공존하면서도 최선을 이루어낸 모습이 작품과 같다고 느껴졌다. 혹시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의 대상으로만 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건 어떨까.




      유현준 교수님의 책과 칼럼에서 도움을 얻었습니다. 뉴욕 시티콥 센터의 자세하고 수준 높은 글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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